나는, 나의 사명을 다할 뿐! 이벤트를 기획한 의도가 궁금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진 Hot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라테일을 즐기고 있는 '프레오소'라고 합니다.
제 본계정은 따로 있으며, 미연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부계정으로 작성하는 점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오늘 저는 현재 진행하는 이벤트 중 하나인 "나는, 나의 사명을 다할 뿐!"의 제목 변경을 요구하기 위해 라테일 자유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3월 17일부터 "나는, 나의 사명을 다할 뿐!" 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이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벤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5분 접속 시 인던 차감 비법서 제공, 주간도전 보상을 강화하는 등 게임의 스펙을 올리게 해주는 좋은 취지의 이벤트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이벤트의 이름이 현재 화제가 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귀멸의 칼날(이하 귀칼)'을 패러디했기에 라테일 일부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귀멸의 칼날은 현재 우파(이하 우익)의 특징 중 하나인 국가주의의 성향이 드러나 논란이 된 애니메이션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나는, 나의 사명을 다할 뿐!" 이벤트를 기획한 라테일 운영진들에게 다음과 같이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하나, 운영진들은 '귀멸의 칼날' 작품을 패러디를 한 것입니까, 오마쥬를 한 것입니까?
처음에 저는 이벤트 배너를 보고 귀멸의 칼날 작품을 패러디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패러디라는 것은 응당 풍자에 가까운 표현방식이며, 창작자의 비판 의도가 드러나야 패러디의 범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벤트 안내창을 보면 운영진들의 비판 의도는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귀멸의 칼날'을 감명깊게 보고 귀칼의 일부를 오마쥬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술적 측면에서 오마쥬란, 어떤 작품이 다른 작품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일부러 모방을 하거나, 기타 다른 형태의 인용을 하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출처 -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아래로는 라테일이 이번 이벤트에서 귀멸의 칼날 작품을 오마쥬 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사진 크기 조절이 불가능하네요... 죄송합니다.)
- 이벤트 이름명과 소개글의 문제.
* 나는, 나의 사명을 다할 뿐! - "도깨비한테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그것이 귀살대다! 제 아무리 비참하다 하더라도 나는 나의 사명을 다한다!"
* 모험가 소녀, 모험가 소년. 더욱, 더더욱 성장하거라. 나는 믿고 있으마. 너희를 믿고 있으마.- "카마도 소년. 멧돼지 머리 소년. 노란 소년. 더욱, 더더욱 성장하거라. 그리고 다음에는 너희가 귀살대를 지탱하는 주가 되는 거다. 나는 믿고 있으마. 너희를 믿고 있으마."
기울어진 문장은 모두 귀멸의 칼날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위인으로 취급받는 렌고쿠 코쥬로(이하 코쥬로)가 한 대사입니다. 코쥬로의 이 대사는 대중적으로도 알려져있는 일명 '명대사'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라테일이 귀멸의 칼날 작품을 오마쥬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 라테일 운영진은 '귀멸의 칼날'이 많은 사람들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역사학자 데보라 립스타트와 홀로코스트를 부인한 데이비드 어빙의 재판 일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영화 나는 부정한다(Denial, 2016)을 아시나요? 아래는 그 영화에서 나오는 데보라의 대사 중 일부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할 순 있지만 거짓을 말하고도 책임을 피할 순 없죠. 모든 의견이 동등하진 않아요."
나는 부정한다(Denial, 2016 中)
귀멸의 칼날에서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주인공의 디자인, 다이쇼 시대의 미화(다이쇼 로망), 가미카제 특공대를 떠올리게 하는 묘사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1910-40년대의 식민 지배의 문물을 무찔러야 할 악역이 아닌 주인공에게 부여하여 일제 치하 시절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묘사하였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거짓을 노래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 누군가는 이 이벤트를 괘념치 않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고 생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등, 우익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묘사를 한 작품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의 후유증은 지금도 그 잔재가 남아있어 피해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괴롭게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도 학계에서 우익의 성향이 드러나는 작품은 크게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이 소재에 대해 마땅히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라테일은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공개적인 게임이라는 것을 알아주세요. 일개 개인이 소비하는 것과 기업이 소비하는 것은 동일 선상에 둘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공개적인 작품이라 함은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작품입니다. 즉, 라테일의 행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 이벤트를 통해 '귀멸의 칼날'을 접하고 빠져들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도 귀멸의 칼날을 접하고 다이쇼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한국 독자층도 꽤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람들로부터 우익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지는 것이 저는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저는 몇년동안 라테일에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플레이해왔으며, 그토록 애정하는 게임이기에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은 게임'이라는 도장이 찍혀 사람들에게 질타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유저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저들을 위해 무슨 이벤트를 할지, 열심히 기획하는 개발자 분들의 노력을 저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라테일 운영진이 정말로 게임을 생각한다면, 이 이벤트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인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해주리라 믿습니다.
저는 유저들의 충고를 조언 삼아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는 라테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저는 여기에서 이제 말을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3.18, 18:45 가독성을 위해 글씨 폰트 수정했습니다.)